유난히도 더운 여름이 지나고 늘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살아온 아주 평범한 가정주부였습니다.
친구들 손에 이끌려 머리 MRI 촬영 후 송상수 교수님과 연이 닿아 수술을 받았습니다.
표정 하나로 모든 걸 답해주시는 시크함이 너무 멋집니다.
단순 약물치료로 일상이 가능해졌다고 말씀드리니 수술이 필요하다는 걸 표정으로 완벽히 전해주셨습니다.
아침 첫 수술이라 가족과 친구들 응원을 받았지만 조금 두려웠었습니다.
아들이 건강검진 들어간다 생각하라고 해주어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수술 전후 아들에게 엄마 손잡고 있어 달라 부탁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은 정말 철두철미했습니다.
첫 시간 수술이라 다행으로 생각했고 긴장감 속 수술을 마쳤습니다.
중환자실로 오는 동안 아들을 볼 수 있을줄 알았는데 중환자실은 아무도 올 수 없는 곳이라는 동생 말이 생각나 바로 포기했죠.
금식으로 예민해져 착각도 하고 배가 너무 고파 장이 움직이지 않아 고통스러웠습니다.
수술 후 회진 때 처음엔 얼음공주 같았던 정서미 선생님.
너무 감사해 눈물 속에 살아가야 할 것 같다고 했더니 울면 안 된다며 침상을 세워주며 잘하셨다고 격려해 주셨습니다.
다른 선생님들도 수술 잘 됐다고 표정으로 말씀해 주시고, 시크한 송상우 교수님도 잘했다고 칭찬해 주셨습니다.
가족이 제가 안정적으로 잘 지내는 걸 아냐고 질문드리니 통화도 하게 해주셨습니다.
수술 후 금식이 풀려 뭐 드시겠냐 물어봐 주셨는데 배가 너무 고파 물을 열심히 마셨는데 소변줄로 다 빠지고 있었다는 걸 나중에 알았습니다.
간호사님께서 간식으로 우유와 곰보빵이라 드시기 불편할 텐데 괜찮겠냐고 챙겨주셔서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배가 너무 고프면 잠이 오지 않더군요.
음악도 집중이 안 됐습니다.
우유병이 버려질까 봐 엄청 챙기고 사진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꼼꼼하게 챙겨주신 신경외과 중환자실 김지웅, 이정연, 서혜림 선생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선생님 간식을 얻어먹는 환자가 있냐고 농담도 했습니다.
수면 유도 음악을 틀어주며 주변 분위기를 파악해 주셨습니다.
뭐라도 드리고 싶어 인원 파악을 부탁드렸었는데 선생님 모두 들어오셔서 칭찬글 한마디면 된다 하셨습니다.
칭찬글은 당연한 것이고, 이것도 하나의 재활로 생각하며 글을 씁니다.
갑자기 찾아온 병에 주위 사람에게 더 감사하며 가족들 사랑도 더 많이 느꼈습니다.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나누라는 하늘의 뜻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