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면 국어사전에 의하면 기미란 단어는 9종류의 뜻을 가지고 있다. 이중 첫 번째 뜻인 "심한 괴로움이나 병으로 인하여 얼굴에 나타나는 거무스름한 얼룩점"은 기미가 낀 얼굴을 갖고 있는 여성들에겐 더 없이 "심한 괴로움이나 병"으로 다가선다. 사실 모든 국어사전이 그렇듯 학문용어를 풀이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듯하며 대부분의 의학용어는 어느 하나 올바르게 풀이된 것이 없다. 도대체 기미가 심한 괴로움이나 병으로 인해 생긴다는 것은 듣도 보도 못한 신학설이다. 그러나 앞서도 언급했듯이 기미가 있는 많은 사람은 심한 괴로움이나 병이 생길 정도로 우울할 수도 있기에 한편 절묘한 풀이라는 생각도 든다.
기미는 왜 생길까?
기미를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원인은 크게 세가지가 있다. 첫째는 호르몬이다. 임신의 표지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임산부의 50-70%에서 기미가 생기며 많은 기미 환자들은 처음 기미가 생긴 시기를 임신으로 기억하고 있다. 피임약 역시 4명중 1명 꼴로 기미를 일으킨다. 둘째, 가장 중요한 악화요인은 햇빛이다. 햇빛중에서도 자외선이 문제가 되는데 자외선은 우리 피부에 있는 색소중 검은 색소인 멜라닌을 형성하는 멜라닌 세포를 자극하여 멜라닌을 많이 형성하게끔 하는 작용이 있다. 예를 들어 여름철 해변가에서 몸을 태우면 피부과 검어지듯 기미 역시 햇빛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기미는 여름철에 심해지며 햇빛이 약한 겨울철에는 흐려진다. 또한 기미는 햇빛을 받는 노출 부위에 주로 생기기 때문에 겨드랑이나 엉덩이에 기미가 생기는 사람은 없다. 셋째, 유전적인 소인이 관여된다. 종합하여 이야기하면, 기미는 유전적인 소인을 갖는 사람에게서 임신이나 피임약 같은 호르몬의 변화에 이어 자외선에 의해 멜라닌 세포가 활성화되어 생기는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모든 사람에게서 세가지 원인이 함께 관여하는 것은 아니다. 즉 임신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서만 기미가 생기지는 않으며 일부에서는 십대 후반내지는 이십대 초반에 기미가 생기기도 한다).
기미가 있는 사람은 간이 나쁘다는데?
"소화가 안되어", "간이 나빠서" 기미가 생기는 경우는 없다. 아마도 간이 나빠서 생기는 황달 환자의 얼굴이 거므스름하기 때문에 이와같은 잘못된 믿음이 진실 행세를 하는 것으로 판단되는데 황달과 기미는 전혀 다른 형태 및 색깔로 나타난다. 또한 혹자는 간의 해독 작용이 제대로 안되어 기미가 생긴다고 생각하나 기미의 검은색은 멜라닌 색소가 원인이며 해독이 되지 않아 피부에 독이 침착되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기미와 간과는 전혀 무관하기 때문에 기미 환자에서 피검사를 하여 간의 이상을 살필 필요도 없거니와 간장약을 복용하여 기미를 치료할 수도 없다.
기미는 여자에게만 생기는 병인가?
흔히 임신이 이어 생기기 때문에 여자에서 많이 나타나기는 하나 남자도 예외는 아니어서 10%의 기미 환자는 남자이다. 최근 미용에의 관심이 증가하면서 치료 받으려는 남자 기미 환자가 늘고 있다.
기미는 얼굴에만 생기나?
기미의 가장 중요한 악화요인은 자외선이기 때문에 노출 부위 어디에나 기미는 생길 수 있다. 단지 얼굴이 햇빛을 많이 받는 부위이기 때문에 얼굴에 기미가 가장 많이 생기나 목이나 팔에도 기미는 생길 수 있다. 얼굴중에서도 보다 햇빛을 많이 받는 부위에 기미가 주로 생겨 눈 밑은 정상이나 광대뼈 부분부터 기미가 나타나 마치 안경낀 것 같은 기미를 흔히 볼 수 있다. 운전하는 사람인 경우 차창을 통해 햇빛을 보다 많이 받는 왼쪽 뺨에 기미가 더 진하게 끼기도 한다.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햇빛 차단이 기미의 치료 및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철저한 햇빛 차단이 없이는 가격과 무관하게 어떤 기미치료도 효과가 없다. 예를들면 임신과 관계된 기미의 경우 햇빛노출을 주의하면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으나 잠시 방심을 하면 일생 고생하게 된다. 봄부터 가을까지 철저히 햇빛을 차단해야 한다. 실제로 기미가 악화되는 때는 햇빛 차단제를 열심히 바르는 여름보다는 무방비 상태로 야외에 다녀온 어느 봄날인 경우가 많다. 긴 외출 만이 문제가 아니다. 집앞 놀이터에서 아이를 보살피는 잠시의 시간 역시 쌓이면 피부에 흔적을 남기는 것이 바로 햇빛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햇빛 차단제를 얼굴을 포함하여 목, 팔, 손등 같은 모든 노출부위에 철저하게 바를 필요가 있다. 흐린날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자외선은 구름을 뚫고 맑은날의 60% 정도의 강도로 우리 피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비가 하루 종일 내리는 날이 아니라면 흐린날 역시 햇빛 차단에 신경을 써야 한다. 햇빛 차단제가 피부에 해를 끼친다는 헛 소문에 바르기를 주저하는 사람도 있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외국에서는 갓난아이 때부터 햇빛 차단제의 사용을 권하고 있다. 기미뿐만 아니라 검버섯과 주름 역시 햇빛이 주범이다. 햇빛차단제의 일상적인 사용은 미래의 피부를 위한 가장 큰 투자이다.
기미약은 효과가 있는가?
먹는 기미약은 존재하지 않지만 몇 종류의 바르는 약이 꽤 효과가 있다. 수개월간 꾸준히 바르면 절반이상의 환자에서 효과를 볼 수 있다. 아직도 비방이라는 허울에 사제 기미약을 사용하는 분도 있으나 이들은 유해한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예를 들면 수은이 포함된 약은 기미에 효과를 보인다.) 설명서가 없는 기미약은 사용해서는 안된다.
미백화장품의 효과는 어떤가?
상식적으로 생각하여 화장품이 약보다 효과가 좋을 수는 없다. 약으로 허가를 받으려면 평균 10년동안 수천억원의 돈이 들기 때문에 약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는 일부 성분을 약으로 허가를 받지 않고 화장품에 첨가하여 고가에 팔게 되는데 이를 기능성 화장품이라고 한다. 따라서 하루가 다르게 등장하는 수많은 미백화장품은 어느정도의 효과는 있지만 약에 비해 효과가 많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더욱이 가격이 매우 비싸기 때문에 꼭 이런 화장품을 써야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가격이 구애 받지 않는다면 바르는 기미약과 함께 보조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바이탈이온트 치료라는게 있다는데.
비타민 C는 항산화제로 작용하여 활성산소로 인한 피부의 여러 손상을 막는 역할을 한다. 전기영동법으로 피부속에 비타민 C를 침투시키는 법이 개발되었는데 이를 바이탈이온트라고 하며 최근 피부과 의사들이 기미의 치료로 흔히 사용하는 기법이다. 1주에 1-3회씩 1-2개월간 시술 받는데 많은 환자들이 피부가 맑아지는 것을 느낀다. 가격이 만만찮고 여러 차례 시술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효과가 아주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부작용이 없고 치료로 인한 흔적이 나타나지 않아 생활에 지장이 없이 가볍게 시술받을 수 있다.
박피술은 무엇인가?
화학약품을 이용하여 피부를 얇게 벗겨내는 화학박피술이 최근 기미의 치료에 있어 각광을 받고 있다. 과일산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화학약품이 사용되는데 얕은 기미에 있어서는 매우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때론 그럴듯한 이름의 고가 박피술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가격과 무관하게 기본적으로 모든 박피술은 큰 차이가 없다. 바르는 약과 함께 시술 받을 경우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가격이 부담이 되며 (때로 100만원 가까이 하기도 한다.) 박피에 따라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수일간 피부의 겉 표면이 많이 벗겨지기도 하기 때문에 사회생활을 하는 여자들에 있어서는 부적절할 수도 있다. 스킨 스케일링이라하여 활동에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고 박피한다는 선전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이야기하여 치료효과와 사회생활에의 지장 정도는 대강 비례한다. 사실 스킨스케일링이라는 것은 박피술의 아주 경한 형태로 피부의 겉 표면만을 얇게 벗겨 내기 때문에 기미에 대한 효과는 미미하다.
레이저 수술을 가능한가?
레이저 수술이 만능인 것 같지만 기미는 레이저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 오히려 더 진해지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