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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1월] 수면과 건강

수면과 건강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강사 윤소영

 

 

누구나 잠을 잘 못 자서 힘들었던 적이 한 번씩은 있을 것이다. 수면 문제가 단기간 만에 호전되는 경우에는 특별히 문제로 인식하지 않고 지나가곤 한다. 그러나 만약 한 달 이상 잠을 잘 못 이루어서 낮 동안의 일상 생활에 지장이 생기기 시작하면 어떨까? 많은 이들이 점차 잠에 대해 온 신경을 곤두세우게 되고, 이들에게는 잠을 잘 자는 것이 삶에서 아주 중요한 문제로 급부상하게 된다.  

 

불면증은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하나의 증상이다. 즉, 발열을 염증 반응의 한 신호로 인식하고 그 원인을 찾아 교정하려고 노력하듯이 불면증도 그 원인이 해결 되어야 호전된다. 분명한 스트레스 요인이나, 카페인을 비롯한 물질, 약제 부작용, 신체적 불편감 등은 흔하게 불면 증상을 유발하는 원인이다. 전문가를 찾는 경우는 대부분 명백한 원인으로 추정되는 요인들은 해결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면증이 지속될 때이다. 주변의 조언이나 인터넷, 서적을 통해 알게 된 좋다는 방법은 다 써보고 효과가 없었던 것이다.

 

불면증의 만성화를 부추기는 핵심 요인은 바로 잠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여기에서 비롯된 잘못된 습관에 있다. 불면증의 원인이 될만한 요인들이 사라졌는데도 불구하고 불면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면, 혹시 불면증에 대해 잘못된 인식과 대처 방식을 갖고 있지 않는지 자문할 필요가 있다. 불면증을 단기간이라도 겪어본 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다음날 피곤하고 일이 잘 안 풀린 것도 모두 잠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증상이 장기화 되거나 반복되다 보면 이러한 생각도 증폭되어 잠을 잘 못 자는 것이 나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 지나치게 파국적으로 결론을 내려버리고 만다. 특히 그 걱정이 ‘건강’을 해칠 것이라는 데까지 미치게 되면 잠에 대해 더욱 절박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이러한 근심과 걱정은 어떻게 해서든지 부족한 밤잠을 보충해야 한다는 강박적인 생각 또는 신념으로까지 이어지곤 한다. 아침이 되었는데도 혹시 잠이 올지 모른다며 오래 누워있거나 초저녁부터 잠자리에 들어 자려고 애쓰는 것과 같은 좋지 않은 습관들은 다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정말 수면 문제가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유발하는 것일까? 일부 관찰 연구에서는 수면시간이 지나치게 짧은 것도, 지나치게 긴 것도 몇 가지 건강 문제들과 연관성이 있었다. 면역력 저하, 심혈관계 질환, 비만, 당뇨 등이 바로 그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건강 문제가 수면 시간과 직접적인 인과 관계에 있는지에 대한 근거는 명확하지 않다. 한편, 암 진단 받은 이들은 재발과 전이에 대한 불안에서 자유롭기 힘든데, 불면증이라도 생기게 되면 이를 암과 직결시켜 걱정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인체에서 불면증이 암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 오히려 잠을 못 자는 것에 대한 과도한 스트레스, 그리고 병발하는 다른 정신건강 문제들이 삶의 질을 더욱 저해하고 건강 또한 악화시킬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 있다고 생각된다.

 

잠을 잘 자는 것은 우리의 정신 건강 뿐 아니라 신체적인 건강에도 중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불면증이 있을 때 이를 건강 문제로 직결시켜 전전긍긍하는 것은 불이 난 집에 부채질을 하여 급성 불면증이 만성 불면증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과 같다. 잠은 잡으려고 하면 할수록 달아나는 존재이다. 불면증이 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잠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다. 부적응적인 생각이 지나친 불안과 긴장을 유발하고 불면증에 도움이 되지 않는 수면 습관을 갖게 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잠을 못 잔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건강에 위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밤을 새고도 잘 생활했던 때가 있음을 떠올리며, 잠을 못 자는 것으로 인한 영향을 확대 해석 하지 않는 것이 불면증 치료의 시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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