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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칼럼: 5월] 모자를 벗지 못하는 그들은...

 180cm가량의 키, 호리호리하나 균형 잡힌 체격의 20대 초반 남성이 야구 모자를 푹 눌러쓰고 들어왔습니다. 고개를 푹 숙이고 시선도 떨구고 있어 처음에는 잘 알아보지 못했지만 맑은 피부와 작은 얼굴, 쌍커풀 없이 적당하게 큰 눈매, 오똑한 코,.. 소위 ‘연예인급’ 외모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외모 때문에 대학 포기, 친구 포기, 연애 포기, 모두 포기하고 몇 년 동안 두문불출하고 집에서만 지내고 있다는 겁니다. 다름 아닌 곱슬머리 때문에.

 

푹푹 찌는 8월 어느 날, 30대 후반 남성이 역시나 야구 모자를 푹 눌러쓰고 병원에 왔습니다. 실은 성형외과에 수술예약을 하러 갔다가 정신건강의학과로 오게 되었는데, 관자뼈를 중심으로 해서 양측 머리뼈를 절단하러 갔었다고 합니다. 큰머리 콤플렉스 때문에 여름이나 겨울이나 일년 내내 모자를 쓰고 있고, 모자를 쓰기 전, 특수접착제로 머리카락을 두피에 고정시키는 과정이 있어 밖에서는 모자를 벗지도 못한다고 했습니다. 마을버스 기사로 일하면서 성실성을 인정받아 조건이 훨씬 나은 시내버스 회사에 스카웃 되었으나 시내버스를 운전할 때는 모자를 쓰면 안 되는 규정 때문에 결국 포기하고 마을버스 기사로 일하고 계신다고 했습니다. 여자 친구가 있으나 모자 벗은 모습을 보여줄 수 없어 결혼은 커녕 머리에 땀이 많이 나기 시작하면 헤어져 돌아와야 된다는 안타까운 사연도 곁들였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신체 중, 불만스럽고 바꾸고 싶은 부분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위와 같이 신체적인 결함에 지나치게 신경을 쓴 나머지 사회 생활이나 대인관계, 학업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우, 신체변형장애라는 진단을 붙이게 되는데, 상당한 시간을 신체적인 결함을 생각하고 거울을 보며 지내게 됩니다. 종종 우울증이나 대인기피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하며 이런 증상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성형외과 시술로 자신의 콤플렉스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고 찾아갑니다. 그러나 실제 문제는 곱슬머리나 머리 크기 등에 있는 것이 아니므로 수술에 만족하여 고민에서 해방되기는 어려우며 수술 후, 더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거나 혹은 다른 신체적 결함을 찾아내어 새로운 고민이 시작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따라서 불필요한 완벽주의, 자신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 내실이 부족한 자기개념 등을 수정하고 보완해주는 인지치료가 필요하고, 사소한 결점에 지나치게 몰두하여 반복적으로 되새기는 일종의 강박증이므로 이를 조절해주는 약물치료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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