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칼럼
| [정신건강칼럼 8월] 불안에 관하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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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에 관하여
서울아산병원 임상심리수련생 백다예
불안을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드믑니다. 불안은 다양하게 찾아옵니다.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가족과 좀처럼 통화가 되지 않을 때, 많은 사람 앞에서 발표를 할 때, 무서운 놀이기구를 타기 전에. 또한 불안에는 여러 가지 불쾌한 신체 감각들이 동반됩니다. 가슴이 뛰고, 식은땀이 흐르고, 온몸이 떨리거나 뻣뻣해지는 것 같고, 안절부절 못하고, 얼굴이 붉어지기도 합니다.
불안이란 위협에 대한 반응으로 생겨나는 감정입니다. 불안을 경험하는 주체에게 ‘큰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대비하라’는 경계경보를 울린다는 점에서, 적응적인 기능을 가진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불안의 강도가 너무 커서 고통을 받기도 합니다. 낯선 사람을 만났을 때, 여러 청중 앞에 설 때 누구나 긴장을 하지만, 너무도 불안한 나머지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하거나, 덜덜 떨면서 겨우겨우 발표를 마쳐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매사에 초조하고 긴장하며, 한 가지의 걱정거리가 끝나면 다음 걱정거리로 옮겨가며 안절부절 못하고, 본인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불안을 전염시키기도 합니다. 혹은 특별한 걱정거리나 스트레스가 없음에도, 마치 죽을 것 같은 공포와 더불어 강렬한 신체감각들이 동반되는 공황발작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리학자 래저러스는 불안은 인간으로서 존재하기 때문에 경험하는 실존적 감정이라는 것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스스로의 정체성,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은 필연적입니다. 또한 그 누구라도 피할 수 없는 죽음의 문제가 있는데,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여기에 불안의 기원이 있다고 보기도 하였습니다. 그 실체를 명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해결되었나 싶으면 다른 모습으로 찾아오는 불안감은 우리 삶의 불확실성과도 닮아있다고 볼 수 있겠죠. 심리치료의 한 학파인 수용전념치료에서는, 불안을 회피하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불안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며 기꺼이 경험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모호한 불안의 안개에서 벗어나려 애쓰기보다는 이를 인정하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면, 고통스럽게 느껴지던 예측 불가능성과 불확실성의 무게가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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