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 젊은 대동맥 판막 환자에 자가 폐동맥 판막 이식하는 ‘로스(ROSS)’수술 성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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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혈전제 복용 않고 재수술 가능성 낮아…임신 고민 젊은 여성 등 치료 선택지 넓혀2000년대 초반 국내 시행했지만 대체판막 발전으로 중단, 해외 장기 추적결과 좋아 다시 주목…국내서 20년만서울아산병원 김호진 교수 “동종판막조직 확보 포함 ROSS수술 안정적 시행 기반 만들 것”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호진 교수(오른쪽)가 ROSS수술을 하고있다
대동맥 판막이 좁아지는 협착증으로 어지럼증과 호흡곤란을 앓던 40대 남성 환자 박 모씨. 대동맥 판막 질환을 앓는 젊은 남성 환자의 경우 기계판막을 이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박 씨는 기계판막 이식 후 혈전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평생 항혈전제를 복용해야 하는 점을 극도로 꺼렸다. 약 복용에 대한 거부감으로 수술 자체를 고민할 정도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호진 교수는 환자 본인의 폐동맥 판막을 이용한 ROSS수술을 제안했다. ROSS수술은 환자의 폐동맥 판막을 대동맥 판막 자리에 이식하고,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을 사용해 비어있는 자리를 대체하는 방식이다. 박 씨는 지난 8월 29일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호진 교수의 주도 아래 ROSS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국내 성인심장외과 분야에서 약 20년 만에 시행된 ROSS 수술이었다. 수술 후 약 2개월이 지난 현재, 환자는 별다른 합병증이나 이상 증상 없이 건강을 회복 중이다. 환자는 항혈전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되며, 재수술 가능성도 낮아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호진 교수가 환자 본인의 폐동맥 판막으로 손상된 대동맥 판막을 대체하는 ‘로스(ROSS)수술’을 최근 성공적으로 시행하며 심장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제시했다. 국내에서 성인 환자에게 ROSS수술이 시행된 건 약 20년 만이다.
ROSS수술은 1967년 영국의 Donald N. Ross라는 의사가 개발한 대동맥 판막 질환 수술법으로, 환자 본인의 폐동맥 판막 조직을 사용함으로써 생체 적합성이 뛰어나며 재수술 부담을 크게 줄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동맥 판막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그동안 기계판막 혹은 소·돼지 등의 동물 조직을 이용한 조직판막을 이식하는 방법으로 질환을 치료해왔다.
기계판막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혈전 발생 위험으로 인해 평생 항혈전제 복용이 필요하고, 조직판막은 수명이 10~15년으로 짧아 특히 젊은 환자에서 재수술의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었다. 최근 많이 시행하는 대동맥 판막 스텐트 시술 역시 조직판막이기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재시술이 필요해 고령 환자 중심으로 시술해왔다.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호진 교수(왼쪽)가 ROSS수술을 하며 환자의 폐동맥판막을 떼어내 살피고있다
ROSS수술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는 수술로, 환자의 폐동맥 판막을 떼어내 대동맥 판막 자리에 이식하고, 비어 있는 폐동맥 판막 자리에는 폐동맥 동종판막조직(pulmonary homograft)을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공판막의 사용과 관련된 항혈전제를 복용할 필요가 없고, 재수술 가능성도 낮아 젊은 환자들에게 특히 적합한 치료법이다.
미국심장학회지 ‘JACC’에서 2017년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ROSS수술 후 20년 장기생존율이 95%로, 기계판막으로 수술한 그룹의 68%보다 월등히 높게 나오는 등 ROSS 수술의 우수성을 밝혀주는 연구결과들이 최근 많이 발표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에서는 일부 메이저 병원을 중심으로 ROSS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젊은 여성 환자들의 경우 임신을 고려해 항혈전제를 3~6개월만 복용하면 되는 조직판막을 우선 사용한 뒤 10~15년 후 재수술을 시행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ROSS수술의 도입으로 재수술 확률이 낮은 선택지가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ROSS수술은 폐동맥 판막과 대동맥 판막을 동시에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숙련된 기술과 조직 관리가 필수적이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서울아산병원 등 국내 극소수 병원 의료진이 성인 ROSS수술을 시행했지만, 당시에는 동종판막 획득 후 보관하는 기술이 완벽하지 않아 감염 우려가 있었고, 기계판막과 조직판막 등의 성능이 향상됨에 따라 수술이 중단된 바 있다.
그러나 현재는 기증받은 동종판막조직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게 되었고, 환자의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재수술에 대한 부담이나 항응고제 복용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수술 방법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아산병원은 병원 내 조직은행을 통해 심장이식 수혜자로부터 기증받은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을 정해진 처리과정에 따라 안전하게 보관하고 환자에게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조직 처리 과정은 약 8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항생제 및 냉동처리 과정 등을 통해 장기간 보관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진다. 매 과정마다 미생물 검사를 시행하며, 검사에 문제가 없다면 최대 10년 동안 보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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