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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체외순환 보조장치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10월 아산심장소식지 [체외순환 보조장치]

심장은 하루에 약 10만 번 뛰면서 온몸에 피를 보내는 펌프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큰 심근경색이 오거나, 심부전이 오래되어 심장 근육이 약해지면 이 펌프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혈압이 떨어지고 뇌, 콩팥, 간 같은 장기에 피가 충분히 가지 못해 생명이 위험해지는 ‘심장성 쇼크’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이럴 때 약물만으로 버티기 어렵다면, 기계가 심장을 대신해서 피를 펌프해주는 치료를 고려합니다. 이를 통틀어 “체외순환보조장치”라고 부릅니다.

체외순환 보조장치를 쓰는 목적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회복까지의 다리: 심장이 스스로 회복할 때까지 며칠~몇 주간 시간을 벌어 줍니다.
두 번째, 심장이식까지의 다리: 기증 심장을 기다리는 동안 생명을 유지합니다.
세 번째, 장기치료: 심장이식이 어려운 환자에게 오랫동안 심장 기능을 대신해 줍니다.
이 글에서 대표적인 체외순환보조장치를 차례로 소개합니다.

 

에크모(ECMO) – 심장과 폐를 함께 대신하는 장치

어떻게 작동하나요?

주로 허벅지(사타구니)의 큰 정맥과 동맥에 굵은 관(캐뉼라)을 넣습니다. 정맥에서 뽑아낸 피는 몸 밖의 펌프를 지나 산소공급기로 들어갑니다. 여기서 이산화탄소를 빼고 산소를 채운 뒤 다시 동맥으로 돌려보냅니다. 몸 밖에서 피를 돌리면서 산소까지 넣어 주기 때문에, 심장과 폐의 역할을 동시에 대신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그림 1. 에크모 (ECMO)]

img01

언제 사용하나요?

• 심근경색이나 심근염 등으로 심장이 갑자기 멈추거나 심한 쇼크에 빠졌을 때

• 심폐소생술(CPR)로도 심장이 다시 뛰지 않을 때 응급으로 연결 (체외 심폐소생술)

알아 두면 좋은 점

에크모는 짧은 시간 안에 침대 옆에서 연결할 수 있어 가장 위급한 순간에 생명을 붙잡아주는 장치입니다. 다만 며칠에서 몇 주 정도 쓰는 임시 장치이며, 피가 굳지 않도록 항응고제를 쓰기 때문에 출혈, 그리고 다리 혈액순환 장애나 감염 같은 합병증에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피를 동맥으로 거꾸로 밀어 넣는 방식이어서 약해진 좌심실에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임펠라(Impella) – 혈관을 통해 심장 속에 넣는 작은 펌프

어떻게 작동하나요?

가슴을 열지 않고, 스텐트 시술처럼 허벅지나 어깨 쪽 동맥을 통해 넣어 좌심실 안에 자리 잡게 합니다. 펌프 끝은 좌심실 안에, 몸통은 대동맥 판막을 가로질러 대동맥에 걸쳐 놓입니다. 펌프 속의 작은 날개(임펠러)가 빠르게 돌면서 좌심실의 피를 빨아들여 대동맥으로 직접 밀어줍니다. 심장이 해야 할 일을 덜어주는 동시에 온몸으로 가는 혈류를 늘려 줍니다.

[그림 2. 임펠라 (Imp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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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사용하나요?

• 급성 심근경색으로 심장성 쇼크가 온 경우

• 에크모를 쓰는 환자에서 좌심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할 때

알아 두면 좋은 점

최근 대규모 임상연구(DanGer Shock 연구)에서 심근경색에 의한 심장성 쇼크 환자에게 임펠라를 사용했을 때 사망률이 낮아지는 결과가 보고되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급성 심근경색에 동반된 심장성 쇼크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희소의료기기로, 도입하는 병원이 늘고 있습니다. 에크모와 마찬가지로 며칠 정도 사용하는 임시 장치이며, 혈관손상, 출혈, 적혈구가 깨지는 용혈 등의 합병증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에크모와 달리 산소를 넣어주는 기능은 없습니다.

 

좌심실보조장치 (LVAD) – 몸 안에 심는 보조 심장

어떻게 작동하나요?

수술로 작은 펌프를 좌심실 끝부분에 연결합니다. 펌프는 좌심실의 피를 빨아들여 인조혈관을 통해 대동맥으로 보내줍니다. 펌프에 연결된 가는 전선(드라이브 라인)이 배 쪽 피부를 통해 몸 밖으로 나와, 허리나 어깨에 메는 조절기와 배터리에 연결됩니다. 에크모와 임펠라가 응급 상황을 넘기기 위한 임시장치인 반면, 좌심실 보조장치는 몇 년 이상 오래 쓰는 이식형 장치입니다. 흔히 인공심장이라도 부르기도 하지만, 내 심장 옆에 붙여 좌심실의 일을 돕는 장치입니다.

[그림 3. 좌심실보조장치(LV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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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사용하나요?

• 약물 치료로도 호전되지 않는 말기 심부전 환자 중, 심장이식을 기다리는 동안 버티기 어려운 경우 (이식까지의 다리 역할)

• 나이나 다른 질환 때문에 심장이식이 어려워 평생 장치를 사용하는 경우 (최종 치료)

수술 후 생활은 어떤 가요?

많은 환자가 수술 후 숨찬 증상이 좋아져 퇴원하고, 걷기나 가벼운 운동, 직장 생활 등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다만 배터리를 늘 챙기고 충전해야 하며, 전선이 나오는 부위를 매일 깨끗이 소독해야 합니다. 혈전을 막기 위해 항응고제를 꾸준히 복용하고,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장치를 점검 받아야 합니다. 장치가 물에 잠기면 안 되므로 목욕이나 수영은 제한됩니다.

국내에서는 2018년 10월부터 좌심실 보조장치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기준을 충족하는 환자의 본인부담이 크게 줄었습니다. 덕분에 기증 심장이 부족한 현실에서 심장이식을 기다리거나 대신하는 중요한 치료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심실보조장치 (RVAD) – 오른쪽 심장을 돕는 장치

심장에는 좌심실, 우심실 두 개의 펌프가 있습니다. 좌심실이 온몸으로 피를 보낸다면, 우심실은 온몸을 돌고 온 피를 폐로 보내 산소를 받게 합니다. 우심실 보조장치는 이 오른쪽 펌프가 약해졌을 때 피를 폐동맥으로 대신 보내 주는 장치입니다.

언제 필요한가요?

• 우심실에 생긴 심근경색이나 급성 폐색전증으로 우심실 기능이 갑자기 떨어졌을 때

• 좌심실 보조장치 수술 뒤, 늘어난 혈류를 우심실이 감당하지 못할 때

• 심장이식 직후 새 심장의 우심실이 적응하는 동안

어떤 형태가 있나요?

수술로 연결하는 형태와 함께, 임펠라처럼 다리 정맥을 통해 넣어 우심실의 피를 폐동맥으로 퍼 올리는 시술형 장치(예: 임펠라 RP)도 개발되어 있습니다. 좌, 우 심실이 모두 약할 때는 좌심실과 우심실 보조 장치를 함께 쓰기도 합니다.

[그림 4. 우심실 보조 장치의 예시 (좌: 수술적 RVAD, 우: 임펠라 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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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현황

우심실 보조장치는 해외에서는 사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정식으로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우심실 기능이 크게 떨어진 경우 주로 에크모를 응용한 방법으로 우심실을 돕고 있습니다.

 

맺으며

체외순환보조장치는 심장이 스스로 일하지 못하는 위급한 순간에 생명을 이어주고, 회복이나 심장이식까지 시간을 벌어 주는 치료입니다. 어떤 장치를 언제, 얼마나 쓸지는 환자의 상태와 원인에 따라 달라지므로 심장내과, 심장혈관흉부외과, 중환자의학과 등 여러 전문 의료진이 함께 결정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장치가 필요한 상황까지 가지 않도록 미리 심장을 지키는 일입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아산심장소식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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