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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5]스트레스, 심혈관 질환을 부르는 시어머니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5월 아산심장소식지 [스트레스, 심혈관 질환을 부르는 시어머니 -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위성봉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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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때문이에요. 스트레스를 줄여야 좋아지십니다."
진료실에서 의사들에게 많이 듣는 말일 겁니다. 의사들은 할 말이 없으면 스트레스 탓을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이 있으시죠. 솔직히 말씀드리면 반은 맞고 반은 맞는 말입니다.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혈관 질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다양한 연구에서 확인되었습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얼마나 안 좋은 영향을 주는지, 정말 스트레스 때문에 병이 생기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합니다. 대부분의 연구는 스트레스를 환자 스스로가 보고를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일정하지가 않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즉, 연구 결과에서 환자가 말하는 스트레스와 실제 측정 가능한 생리적 스트레스 반응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측정하냐도 참 어려운 문제이지요.) 하지만 최근의 연구들은 만성 또는 누적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은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조절하는 시스템에 장애를 초래하고, 이는 면역, 혈관, 대사 기능의 변화로 이어져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는 개념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스트레스를 오랫동안 받는 사람들은 심혈관 질환이 잘 생긴다는 겁니다.

 

스트레스는 자율신경계에 악영향을 준다

자율신경계는 스트레스에 대한 전신 반응 조절에 핵심적 역할을 합니다. 급성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부교감신경은 억제되어 심박수와 혈압을 급격히 증가시키고, 염증 반응을 촉진시켜 환자의 죽상동맥경화 병변이 쉽게 깨지면서 혈전을 만들어 급성 관상동맥 사건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만성 스트레스 노출은 자율신경계 반응의 조절 장애를 유발할 수가 있는데, 뇌의 신경계 조절 기전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스트레스는 심장의 일을 늘리고, 혈관을 수축시킨다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박수와 혈압이 상승하고 이에 따라 심박출량과 심근 산소 요구량을 증가시킵니다. 이는 운동할 때와 유사하지만,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때에는 말초 혈관 수축이 일어나 전신 혈관 저항과 심장 후부하가 증가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고혈압 환자와 비슷한 상태로 만든다는 뜻입니다. 특히 심혈관 질환이 있는 환자에서 혈관 수축이 생기면, 안그래도 죽상경화증 때문에 좁아져 있는 혈관이 더 좁아지게 되어 흉통이 유발됩니다.

 

스트레스는 면역을 떨어뜨린다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교감신경 활성 및 우리 몸에 코티솔 분비를 자극해서 골수, 비장 등에서 면역세포 전구세포의 생성과 염증성 사이토카인 분비가 촉진됩니다. 특히 면역세포 전구세포 수가 많을수록 급성 심근경색의 증가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있어, 결과적으로 염증 및 면역 반응은 죽상경화을 더 악화시키고, 더 쉽게 부서지게 하여 심혈관 질환을 악화시킵니다. 뿐만 아니라 급성, 만성 스트레스와 스트레스 관련 정신질환(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은 염증 표지자와 면역 이상 증가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슬프게도 어린 시절 역경을 경험한 사람들은 수십 년 후에도 전신 염증 수준이 높게 유지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추가적으로 심장 질환과 관련되어 스트레스에 대한 오해 내지는 소문들을 간략하게 알아봅시다.

 

여성이 스트레스에 취약해서 심혈관 질환에 더 잘 걸린다는 게 사실인가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입니다. 여성은 경제적 어려움, 성폭력, 가정폭력, 간병 스트레스 등 다양한 심리적 스트레스 요인에 더 많이 노출되며, 스트레스 관련 기분장애와 불안장애의 유병률도 더 높습니다. 특히 여성에서는 조기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심혈관 질환 발생과 사망률의 더 강력한 예측 인자로 작용합니다. 또한, 스트레스에 대한 염증 반응과 미세혈관 반응도 남성보다 더 강하게 나타나, 여성에서 관상동맥 미세혈관 기능장애와 스트레스 유발 심근허혈, 심근병증이 더 흔합니다. 그러나 전체 심혈관질환 환자 중 약 70%는 남성이며, 이는 스트레스 외에도 생활습관, 호르몬, 유전, 흡연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성별 차이를 논할 때 스트레스뿐 아니라 여러 요인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스트레스에 예민한 사람들이 심혈관 질환에 더 잘 걸린다는 게 사실인가요?

네, 예민하거나 스트레스에 민감한 사람들은 실제로 스트레스에 더 취약할 수 있습니다. 우울증이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몸의 자동 조절 시스템이 잘 작동하지 않아 스트레스에 더 과민하게 반응합니다. 특히 심장과 혈관이 스트레스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혈관이 심하게 수축하거나 혈압이 급격히 오를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시간이 지나면서 혈관을 딱딱하게 만들고 심장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줄이나요?

아이고…. 이런 것까지 심장병보는 의사한테 물어보시면 어쩝니까.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는 건 속 태우는 남편, 아직도 잔소리하는 시어머니, 말 안 듣는 자식놈들 데리고 오시면 심각한 표정으로 환자분은 스트레스 때문에 많이 아프신 거라고 말씀드리는 것뿐입니다.
결국 스트레스 관리는 “나” 스스로가 자신의 마음을 돌보고, 건강한 삶의 균형을 찾으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참고문헌

1. Vaccarino V, Bremner JD. Stress and cardiovascular disease: an update. Nat Rev Cardiol. 2024;21(9):603-616.
2. Xu, X. et al. Sex differences in perceived stress and early recovery in young and middle aged patients with acute myocardial infarction. Circulation 131, 614–623 (2015).
3. Taqueti, V. R. & Di Carli, M. F. Coronary microvascular disease pathogenic mechanisms and therapeutic options: JACC state-of-the-art review. J. Am. Coll. Cardiol. 72, 2625–264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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