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없는 우리 아이, 왜 그럴까요?
아이들은 자기가 잘 못하는 일을 마주 대하면 불안이나 두려움, 열등감을 느끼기 쉽다. 주춤거리는 아이에게 ‘너는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니?’ 라며 면박을 주고 있지는 않는지? 어른들도 자신이 잘 못하는 일을 하려면 어떻게 할지 몇 번씩 생각하거나 심호흡을 하는 등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지 않은가.
일곱살 성준이는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엄마는 선행학습을 위해 방문학습지를 시작했다. 옆집 아이들도 수월하게 한다고 들어 별 문제가 없을 줄 알았는데 가만보니 성준이가 어떤 문제들은 잘 읽어보지도 않고 건너 뛰어 버리거나 건성건성 풀은 것 같다.
엄마: 이 문제는 왜 안 풀었어?
성준: 어려울 거 같아서.
엄마: 진득하니 풀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생각을 부정적으로 하지마. 잘 할 수도 있잖아. 엄마도 어릴 때 다 해봐서 알아. 좀만 노력하면 잘 할수 있어. 다시 풀어 봐!
성준: ….
어릴 때부터 퍼즐놀이나 운동을 하게 되면 한눈에 잘 못할 것 같아 보이면 쉽게 포기하던 성준이였다. 이제 학교에 입학하면 공부도 해야할텐데 이렇게 해보지도 않고 손들어버리면 어쩌나 엄마는 걱정이 많다.
자존감 중 유능감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아이의 경우 맞닥뜨린 과제가 조금만 어려워져도 쉽게 포기하고 좌절을 견뎌내지 못한다. 성준이 역시 조금만 어려워도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 좀 더 참을성 있게 문제를 바라보고, 집중할 수 있도록 일상 생활에서 훈련해야 하며 자신의 힘으로 해낼 수 있다는 믿음 또한 갖도록 해야 한다.
아이의 끈기, 자기조절능력 등은 만 3세부터 형성되기 시작하여 만 7세쯤 되면 어느 정도 기본 틀이 자리잡게 된다. 이때 꼭 필요한 것은 평소 수많은 실패를 경험했다가 스스로 떨쳐내고 성공하는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말하기도 전에 미리 그 앞에 모든 것을 차려놓고 기다리는 엄마는 아이가 저 혼자 시도하다 실수할 틈도 주지 않고 떠먹여주고, 입혀주고, 신겨주고, 닦아주고, 재워주는 등 모든 것을 해준다. 이런 엄마의 모습은 아이의 건강한 자기조절능력 형성을 방해하게 된다. 아이가 쉽게 좌절하고 포기하는 경우라면 우선 부모의 태도부터 점검해 본다. 실수하거나 잘 못해도 달려가 해주기보다는 아이 스스로 대처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참을성이 없고 쉽게 포기하는 아이는 어렸을 대부터 부모가 알아서 모든 것을 챙겨주는 경우가 많다. 끝까지 도전해서 얻어낸 성공이야 말로 아이가 자신의 능력을 믿고 자신감을 키워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성준의 경우처럼 아이가 어려운 문제에 맞닥뜨려 안 풀겠다고 할 때 대다수의 엄마는 직접 나서서 아이와 함께 문제를 푼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아이는 조금만 어려워도 엄마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쉽게 포기하게 될지도 모른다. 참을성과 인내, 자제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쉬운 문제부터 아이가 많이 풀어보도록 한다. 아이 스스로 모든 문제를 다 풀었다면 ‘우리 성준이가 혼자서도 침착하게 문제를 다 풀다니, 참 대단한데?’라며 아이를 칭찬한다. 스스로 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자신이 붙으면 조금씩 단계를 높여본다. 약간의 어려운 문제라도 엄마에게 칭찬받았을 때 좋았던 기분을 살려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자기 스스로 해냈다는 자부심, 앞으로 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덤이다.
한편 아이가 다소 자신이 없는 새로운 일을 해야 할 때는 아이의 다른 잘 하는 점을 이야기 해주면, 자신이 못하는 것에 얽매여 있던 아이의 관점을 바꾸어줄 수 있다. 아이의 자신감을 키우는 데는 자신의 강점을 되돌아 보게 하는 것이 최고다. 부모가 아이의 강점에 초점을 맞춰 가능성을 믿어주면 아이는 스스로 의욕을 불러 일으키고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참고문헌: 아이의 자존감 정지은, 김민태 저. 지식채널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강사 이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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