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54세 가정주부입니다. 손이 저린 증상이 있고 발이 차게 느껴져서 약국에서 혈액순환개선제를 사 먹었으나 별 효험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A: ‘손이 저린 것은 혈액순환이 잘 안되기 때문이다. 오래되면 풍으로 발전할 것이다.’라는 생각 자체가 잘못된 생각입니다. 손이 저린 원인은 수십 가지가 됩니다. 당뇨병, 갑상선질환 등 내분비계 계통의 원인일 수도 있고, 피부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고, 목에서부터 팔을 거쳐 손으로 오는 신경이 눌려서 생길 수도 있고, 불안증이나 우울증과 같은 신경 정신 질환에 동반될 수도 있고, 별다른 원인 없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런 때 정확한 진단이 없이 혈액 순환 개선제라는 이상한 이름의 약을 사먹는 것은 배가 아플 때 체했는지, 위궤양인지, 맹장염인지도 모른 채 소화제만 계속 먹고 있는 것처럼 한심한 일입니다. 더욱이 시중의 약방에서 자유자재로 구입할 수 있는 소위 ‘혈액순환 개선제’
라는 것들은 대부분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것들입니다. 여러분들은 심장이나 혈관 계통의 유명한 의사선생님들이 TV광고에 나오는 그런 약들을 권하시는 것을 본 적이 한 번이라도 있습니까?
그런 약들을 임의대로 쓰시는 것보다 가까운 병, 의원에 가셔서 정확한 진찰을 받으십시오. 그리고 원인이 밝혀지면 그에 대한 원인치료를 실시하고 뚜렷한 원인이 없는 경우에는 심리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간주하고 일정기간(6개월 이상)치료를 받으시면 됩니다. 그래도 상태의 호전이 없으면 여러분의 주치의들은 다른 검사나 처방을 권할 것이고 그 지시에 따르면 될 것입니다. 그러다가 ‘풍이 생기는 것 아니냐?’ 고 걱정하시는 분이 계신데 ‘풍’의 예방에 혈액순환 개선제란 것은 전혀 도움이 안 됩니다. 집안 식구 중에 ‘풍’ 환자가 있고 ‘풍’을 무서워하고 ‘풍’에 걸리기 싫으신 분은 약을 사 드실 게 아니라 담배를 끊고 혈압 관리와 체중 관리를 잘 하고 싱겁게 먹으며 규칙적으로 운동을 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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