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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백과

전정신경초종(Vestibular schwannoma)

정의

전정신경초종은 귀에서 뇌로 이어지는 제 8뇌신경 중 균형 감각을 담당하는 전정신경 부위에 발생하는 양성 종양을 말합니다. 이는 암과 같은 악성 종양은 아니지만, 종양이 커지면서 주변 신경과 뇌 구조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 종양은 초기에는 귀 안쪽 깊숙한 내이도 내에서 발견되다가 점점 커지면서 내이도를 넓히고, 주위의 청신경이나 뇌간, 소뇌 등을 압박하거나 위치를 변위시킵니다. 이러한 압박은 드물게 생명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해질 수도 있습니다.

 

발생 빈도를 보면, 주로 30세 이후의 성인에게 발생하며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정도 발생률이 높습니다. 대부분은 한쪽에만 발생하고 유전적 요인과는 관계가 없지만, 제 2형 신경섬유종증(NF2) 환자의 경우에만 양쪽 귀에 동시에 발생하며 20세 미만의 젋은 연령층에서 나타나는 경우는 대개 이 유전적 요인과 관련이 있습니다.

 

원인

전정신경초종은 환자의 95%가 특별한 유전적 요인이나 명확한 원인 없이 산발적으로 발생합니다. 하지만 나머지 환자에게서는 희귀한 유전적 원인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 제 2형 신경섬유종증(NF2)
이 희귀 유전 질환을 앓는 환자들은 전정신경초종이 발생할 수 있는 유전적 소인을 가지고 있습니다. NF2로 인해 발생하는 전정신경초종은 거의 예외 없이 양쪽 귀의 전정신경에서 동시에 발생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대부분의 전정신경초종은 우연히 발생하지만, 양쪽 귀에 발생하는 경우는 유전적인 요인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증상

청력 감퇴, 현기증, 이명 및 청신경초종의 다른 증상은 다른 흔한 귀 질환의 증상과 유사하므로, 진단을 위해서는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전정신경초종의 증상
· 일측성 청력 상실 
수년에 걸쳐 서서히 악화되어 한쪽 귀의 완전한 청력 상실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환자 스스로 청력 저하를 느끼지 못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드물지만 약 5%의 환자는 갑작스러운 청력 손상(돌발성 난청)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 귀의 충만감
귀에 물이 들어간 것처럼 귀 안이 꽉 찬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주로 종양으로 인한 청력 손실 때문에 발생합니다.

 

· 이명
종양이 있는 귀에서 고음의 쉿쉿거리는 소리, 윙윙거리는 소리, 으르렁거리는 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들립니다. 대부분은 청력 손실과 이명을 동시에 겪지만, 일부는 청력 손실 없이 이명만 경험하기도 합니다.

 

· 어지러움과 균형 문제
종양이 균형 신경에서 시작되므로, 초기에 불안정함이나 균형을 잘 잡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종양이 커지면 증상도 함께 악화됩니다. 환자의 거의 절반이 이러한 증상을 경험합니다.

 

· 낙상 및 현훈
종양이 너무 커져 소뇌 일부를 압박할 경우 낙상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환자는 종양이 있는 쪽으로 넘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훈(회전하거나 기울어지는 듯한 심한 어지러움)은 일반적이지 않으나 종양의 성장이나 출혈로 인해 발생하기도 합니다.

 

· 얼굴 감각의 저하 및 저림
삼차신경이 눌리면 종양이 있는 쪽의 입가나 뺨에 감각 저하 또는 얼굴 저림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눈을 덜 깜빡이게 되는 각막 반사 장애로 인해 충혈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 얼굴 경련 및 약화
안면 신경을 압박하여 눈, 눈썹, 이마, 또는 입 근육에 경련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안면 경련이나 얼굴 근육의 약화는 종양이 상당히 커졌을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미각의 변화, 갑작스러운 눈물 흘림
 드물지만 안면 신경이 압박되면 안구건조증이나 예상치 못한 눈물, 미각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 연하곤란 및 쉰 목소리
제9번, 10번 뇌신경이 영향을 받을 경우, 구개마비(입천장 마비), 쉰 목소리, 삼키기 어려운 연하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 두통
종양이 두개골 안쪽을 압박하여 머리 한쪽에 둔하거나 쑤시는 듯한 통증이 발생하며, 통증이 먹이나 머리 위쪽으로 퍼지기도 합니다.

 

· 두개내압 상승
종양으로 인해 두개내 압력이 상승하면 두통, 메스꺼움 및 구토, 혈압 상승, 정신 능력 저하, 혼란, 의식 수준 장애, 유두부종 등의 응급 상황을 나타내는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진단

전정신경초종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환자의 임상 증상 청취와 함께 청력 검사, 그리고 방사선학적 검사가 필수적입니다.

 

· 청력 검사 
종양이 청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는 기본적인 기능 검사입니다. 소리를 얼마나 잘 듣는지 측정하는 청력 기능 검사를 통해 일측성 청력 손실 등의 유무를 확인합니다.

 

· MRI 검사 
다른 검사에서 전정신경초종의 가능성이 있을 경우, MRI 검사로 진단을 확정합니다. MRI는 현재 가장 정밀한 검사 방법으로, 종양이 있는 부위인 내이도에 국한된 1~2mm 크기의 아주 작은 종양까지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CT 검사
MRI 검사를 할 수 없는 경우에 대체하여 시행할 수 있습니다. CT 검사는 뼈 구조물을 확인하는 데 유리하여, 종양으로 인해 내이도 뼈가 닳아 없어진 흔적이나 확장을 확인하는 데 사용됩니다.

 

 

치료

전정신경초종은 암이 아닌 양성 종양이기 때문에, 암과 같이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이후 점차 크기가 커진다면 주변의 정상 뇌조직을 압박하여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종양을 남김없이 완전히 제거한다면 영구적인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다행히 현대 의학 기술로는 뇌의 핵심 부위인 뇌간이나 소뇌에 영향을 주지 않고도 안전하게 종양을 적출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환자에게 즉각적인 수술을 시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환자의 연령과 전신 건강 상태, 현재 겪고 있는 증상의 심각성, 그리고 종양의 크기와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수술로 억을 수 있는 이득과 혹시 모를 합병증의 위험을 신중하게 비교해야 합니다. 의료진은 이러한 모든 상황을 고려하여 환자에게 가장 적합하고 안전한 치료 방법을 결정하게 됩니다.

 

□ 경과 관찰
전정신경초종은 일반적으로 성장 속도가 매우 느리기 때문에 진단 즉시 무조건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증상이 거의 없거나 종양이 아주 작은 경우, 혹은 환자가 고령이거나 수술이 부담스러운 지병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종양의 변화를 지켜보는 ‘경과 관찰’을 먼저 권장하며
 6~12개월 간격으로 MRI와 청력검사를 시행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종양이 커지거나 증상이 심해지면 적극적인 치료로 전환하게 됩니다.

 

□ 방사선 치료
감마나이프(Gamma Knife)나 사이버나이프(CyberKnife) 등을 이용해 종양에 고에너지 방사선을 집중 조사하는 방식입니다. 크기가 3cm 이하인 경우, 고령이거나 기저질환으로 수술이 힘든 경우, 수술 후 잔여 종양이 있는 경우 시행할 수 있으며, 90% 이상 종양 억제율과 안면신경 보존율을 보입니다. 그러나 방사선 수술은 종양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멈추게 하는 것이 목적이며 드물게 방사선 조사 후 뇌부종이나 신경 손상이 지연성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종양 제거 수술 
증상이 계속 심해지거나 검사 결과 종양이 자라는 것이 확인된 경우, 혹은 종양이 뇌간을 누르고 있다면 수술을 고려합니다. 수술의 목표는 안면 신경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종양을 안전하게 제거하는 것입니다. 환자의 청력 상태와 종양의 위치에 따라 수술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 후두하 개두술
머리 뒤쪽을 통해 종양에 접근하는 방법입니다. 종양이 커서 연하 신경이 눌릴 위험이 있을 때 이를 잘 확인할 수 있으며, 내이를 건드리지 않아 청력을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 경미로 개두술
귀 뒤쪽의 뼈를 제거하고 내이를 통과하여 종양에 접근합니다. 뇌를 건드리지 않아 합병증이 적고, 안면 신경을 보존하거나 복구하기에 유리합니다. 다만, 수술 과정에서 청각 기관을 통과하므로 청력을 보존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미 청력을 잃은 환자분들에게 주로 시행합니다.

 

· 중두개와 접근법
종양이 작고 청력이 아직 온전한 환자에게 시행합니다. 내이에만 국한된 작은 종양을 제거하여 청력을 보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큰 종양에는 적용하기 어렵고, 다른 방법에 비해 안면 신경이 손상될 위험이 다소 높을 수 있습니다.

경과

전정신경초종을 제때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종양이 점점 커져 생명 유지에 중요한 뇌간을 압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뇌와 척수 사이를 흐르는 뇌척수액의 길이 막혀 뇌에 물이 차오르는 ‘뇌수두증’이 발생할 위험이 있습니다. 뇌는 단단한 두개골 안에 갇혀 있기 때문에, 물이 차올라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 심한 두통이나 균형 장애는 물론, 의식이 흐려지는 위급한 상황까지 닥칠 수 있습니다.

 

□ 전정신경초종 치료 후의 후유증
치료 후에는 드물게 후유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얼굴 근육이 마비되는 안면 신경 손상이 올 수 있지만, 다행히 대부분은 일시적인 증상이라 수개월에서 1년 정도면 자연스럽게 회복됩니다. 뇌를 감싸는 막이 손상되어 뇌척수액이 새어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새는 부위를 막는 시술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만약 수술 후에도 청력 문제가 지속된다면 보청기나 인공 와우를 착용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특히 양쪽 귀에 종양이 생기는 ‘제2형 신경섬유종증’ 환자분들은 청각 뇌간 이식이나 인공 와우 이식 수술을 통해 소리를 듣는 기능을 보완할 수 있습니다.

주의사항

전정신경초종은 무엇보다 조기에 발견하고 진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찍 치료를 시작할수록 결과가 긍정적이며, 청력이나 안면 신경과 같은 소중한 기능을 지킬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커지기 때문입니다.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고 나면 다시 재발하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다만, 환자에 따라서는 수술 후에 오히려 이명 증상이 전보다 심해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도 미리 이해하고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FAQ

Q1. 청신경 종양? 전정신경종양? 어떤 게 맞는 표현인가요?

 

두 용어 모두 같은 질환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더 정확하고 맞는 표현은 ‘전정신경초종(Vestibular Schwannoma)’입니다. 이 종양은 해부학적으로 소리를 듣는 신경(청신경)이 아니라, 균형을 잡는 신경인 '전정신경'을 감싸고 있는 세포(슈반 세포)에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발생 위치와 세포의 유래를 정확히 따지면 '전정신경초종(전정신경슈반종)'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습니다.

 

Q2. 전정신경초종 진단을 받고 경과 관찰 중입니다만, 청력이 계속 저하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인공 와우가 도움이 되나요?

 

결론적으로 인공 와우는 효과를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전정신경초종은 소리를 뇌로 전달하는 청신경 자체가 종양에 눌려 손상된 상태입니다. 기계로 소리를 잡아도, 뇌까지 전달되는 길이 막혀있어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안 들리는 쪽 소리를 반대쪽 건강한 귀로 넘겨주는 '크로스(CROS) 보청기'나 '골전도 임플란트'를 주로 사용합니다. 경과 관찰 중 청력이 떨어진다는 건 종양이 커졌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즉시 이비인후과 의사의 정확한 진찰을 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Q3. 전정신경초종 진단을 받았는데, 크기가 3.8cm이라고 합니다. 방사선 치료(감마나이프)로도 완치가 되나요?

 

3.8cm 크기의 전정신경초종은 대형 종양으로 분류되며, 일반적으로 방사선 수술(감마나이프) 단독 치료보다는 외과적 절제술이 우선적으로 권장됩니다. 감마나이프는 보통 3cm 미만의 종양에서 성장을 억제하는 목적으로 시행하며, 대형 종양의 경우 방사선 조사 후 발생하는 부종이 뇌간을 압박하여 신경학적 합병증을 유발할 위험이 큽니다. 현재 상태에서는 수술을 통해 종양의 부피를 직접 줄여 뇌 신경 압박을 해소하는 것이 치료의 원칙이며, 방사선 치료는 수술 후 잔여 종양의 재발을 방지하는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예후 면에서 적절합니다. 

 

Q4. 전정신경초종으로 방사선 치료(감마나이프)나 수술치료 중 어떤 치료를 선택하든, 청력 손실은 피할 수 없는 건가요? 

치료 방법에 관계없이 현실적으로 청력은 가장 보존하기 어려운 기능인 것이 사실입니다. 수술은 접근 방식에 따라 즉시 청력을 잃을 수도 있고, 방사선 치료(감마나이프) 역시 당장은 괜찮더라도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청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종양의 크기가 크다면, 이미 청신경이 심하게 눌려 있을 가능성이 높아 청력 보존은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청력보다는 안면 신경 마비를 막고 생명과 직결된 뇌 기능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으시는 것이 현명합니다.

 

Q5. 전정신경초종으로 방사선 치료(감마나이프)를 받았는데, 재발한 경우 다시 방사선 치료를 받을 수 있나요?

 

이론적으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는 위험부담이 커서 일반적으로 권장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이미 한 번 방사선을 쬔 신경과 뇌 조직에 다시 고용량의 방사선을 쏘게 되면, 주변의 안면 신경이나 생명을 유지하는 뇌간이 견딜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설 위험이 매우 큽니다. 이렇게 되면 뇌 조직이 괴사하거나 영구적인 마비가 오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확률이 훨씬 높아집니다. 따라서 방사선 치료 후 종양이 다시 자라난 경우에는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는 것이 표준적인 치료법입니다. 다만, 환자의 건강 상태가 수술을 도저히 견딜 수 없는 경우에 한해 의료진이 아주 신중하게 2차 방사선 치료를 고려해 볼 수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