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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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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서의 잊지 못할 순간 저자 : 어린이병원간호팀 최지원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에 우리 병원 의료진과 함께 캄보디아로 의료봉사를 떠났다. 우리가 간 병원은 병원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열악한 환경이었고, 여러모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현지 주민들의 건강을 살피고 치료를 했다.

그곳에서 만난 여러 환자들 중 10살 남짓의 남자 아이가 기억에 남는다. 비장이 많이 커진 상태였는데 그동안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곧바로 비장적출술을 받아야 했다. 나는 어린이병원간호팀 소속이지만 현장 상황에 따라서 수술팀으로 배정을 받았다. 익숙지 않은 일을 해야 했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의 간호를 하기 위해 노력했다. 부족하더라도 작은 도움이 된다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수술에 참여하면서 필요한 물품을 그때그때 전달했고 환자의 수술부위를 지지했으며 현지 간호사와 소통하면서 수술기구를 전달하기도 했다.

적출한 비장은 아이의 머리 크기보다 훨씬 컸고 성인 한 명이 들기에도 벅찬 무게였다. 이렇게 상태가 악화할 동안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고통받았을 아이를 생각하니 너무나 안타까웠다. 또한 해외에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열악한 의료 상황이 있다는 것을 전혀 알지 못했던 나의 무지함도 깨달았다. 세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의료진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무사히 수술이 끝났고 아이는 병동으로 옮겨졌다. 수술을 집도한 교수님은 보호자에게 수술 경과를 설명해주었다. 보호자는 그동안 치료를 받을 수 없었던 상황을 이야기했고, 대한민국이라는 먼 나라에서 와서 수술을 해준 것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꼈다. 수술 후 한결 편안한 얼굴로 깨어난 아이의 모습을 보니 앞으로 활기찬 출발을 할 수 있으리란 기대와 희망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차 올랐다.

내가 일하는 병동에서도 비장이 커진 환아를 많이 볼 수 있다. 할 수 있는 모든 치료를 다했지만 결국 하늘나라로 간 아이들도 적지 않게 보았다. 4년 남짓 병동에서 일하면서 아이를 떠나 보내는 순간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슬프고 힘들었다. 하지만 캄보디아에서 만난 아이가 다시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간 모습 덕분에 희망과 보람을 가지고 계속해서 임상에서 일할 수 있었다. 캄보디아에서의 의료봉사는 힘든 순간을 뒤로 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긍정의 에너지를 얻은 소중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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