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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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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포옹을 위해 저자 : 이가영

단 한 번의 포옹을 위해

 

태어난 지 만 하루가 되지 않은 한 아기는 엄마의 자궁에서 가까스로 일곱 달을 채우고 나왔지만 미성숙한 폐기능과 심부전으로 상태가 위독했다. 주치의는 환아의 아빠에게 심폐소생술 상황에서 소생술을 시행해도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이야기했다. 부모의 DNR(심폐소생거부) 결정만 남은 상황이었다. ‘댕! 댕! 댕!’ 환아의 상태를 나타내는 모니터가 경고음을 울렸다. 모니터에 흐르던 물결이 갑자기 요동치더니 다시 완만해졌다. 환아의 아빠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아기의 상태가 악화되어 연락 드렸습니다. 중환자실로 어서 와주세요. 산모도 거동이 힘들겠지만 가능하면 함께 와주십시오.”

곧 환아의 부모가 도착했다. 주치의와 면담 후 심폐소생거부에 대한 동의가 이뤄졌다. 난 부모를 아기 곁으로 안내했다. 산모는 출산 후 아기와의 첫 대면이었다. 고빈도 진동 환기 요법 중인 아기는 인공호흡기 설정에 따라 가슴이 위아래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보호자가 놀랄까봐 정상적인 치료 과정임을 미리 알렸다. 또 아기의 입에 삽입된 인공호흡기 튜브와 양쪽 가슴에 박힌 2개의 흉관에 대해 설명했다. 이별의 순간은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주치의와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선생님, 산모가 원한다면 아기를 안겨드려도 될까요?” “네, 연결된 라인만 정리해 주실 수 있다면요.” “그런데 지금 인공호흡기가 고빈도 진동 환기라서 엄마가 아기를 안았을 때 아기의 숨결을 느끼지 못할 것 같아요. 간헐적 강제 환기로 변경해서 호흡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고 싶은데….” “알겠습니다, 그렇게 하죠.” 내 요청에 주치의도 동의했다.

‘댕! 댕! 댕!’ 또 다시 울리는 신호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경고였다. “어머니, 아기를 한번 안아 보시겠어요?” 산모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기가 살아있는 동안 단 한 번이라도 엄마의 체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엄마도 분명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아기의 침상에서 엄마 품까지 1미터도 되지 않는 거리, 가깝지만 먼 거리였다. 모두의 도움이 필요했다. 환아의 아빠가 나를 도와 인공호흡기 튜브를 잡고 천천히 이동했고, 주치의는 2개의 흉관을 맡았다. 구령에 맞추어 아기를 조심스레 옮겼고 드디어 아기는 엄마의 품에 안겼다.
주치의가 인공호흡기 설정을 변경했고, 고빈도 진동 환기 요법이 내뿜던 요란한 소리가 사라지자 병실 안은 고요해졌다. 산모는 품에 안긴 아기를 그저 바라보기만 했다.

“어머니, 아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어서 해주세요.” 산모는 흐느끼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미안해 아가야. 엄마가 정말 미안해….”
환아의 아빠는 한 손에 인공호흡기 튜브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눈물을 닦았다. 그렇게 세 식구는 처음이자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엄마의 품 안에서 아기의 사망 선언이 내려졌다. 나는 환아를 다시 침상으로 옮겨 최대한 태어난 모습 그대로 보내주겠다는 마음으로 사후 간호를 했다. 하얀 배냇저고리를 입히고 모자를 씌웠다. 마지막으로 아기를 따뜻한 융포로 감싸서 조용한 방으로 장소를 옮겼다. 산모에게 주어진 마지막 배웅 시간이었다.

“선생님, 우리 아기가 하늘로 가기 전에 안아볼 수 있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무겁고 단단하게 자리잡은 미안함이 조금은 녹아 내렸다. 신생아중환자실의 자동문이 열리고 세 식구가 눈 앞에서 멀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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