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성적인 질병을 앓지 않는 사람도 미래에 대한 두려운 생각을 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죽음에 대한 공포에서 자유롭지 않으며, 삶에 대한 후회, 우울한 감정에 사로잡힌 자신을 상상한다.
49명의 신장질환 환자와 모든 조건이 동일하면서 건강한 일반인 49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감정변화를 관찰했다. 참가자들의 감정상태는 -고통, 신체적 불편함, 인생에 대한 만족도 등- 설문지, 인터뷰, 특수 장비를 통해 5점 척도로 측정되었다. 실험결과, 두 집단의 측정된 감정 수치는 비슷하게 나타났다. 측정된 수치와는 별도로 자신들의 기분에 대해 물었을 때, 환자 집단이라고 해서 인생에 대한 만족도가 낮거나 특별한 고통, 피로를 호소하지는 않았다. 반대로, 일반인 집단은 실제로 측정된 수치보다 불만족스런 상황이나 기분을 많이 떠올렸다. 일반인들은 자신이 신장질환 환자라고 가정했을 때 실제 환자들이 느끼는 감정보다 더 불행할 것이라고 토로했으며, 신장질환 환자들은 자신이 건강하다고 가정했을때, 실제 일반인들이 느끼는 감정보다 더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콜롬비아 대학 연구진은 죽음을 눈앞에 둔 80명의 루게릭 환자를 대상으로 두 가지 실험을 행했다. 한 달에 한번
씩 환자들의 우울증, 절망, 죽음에 대한 태도, 삶의 질에 관한 면담을 실시했다. 전반적으로, 환자들은 운명의 시간이 다
가와도 특별히 우울함을 느끼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81%는 전혀 우울해 하지 않았으며 9%의 환자만이 우울증을
호소했다. 두 번째 연구에서는 연구 도중 죽음을 맞이한 53명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24명(43%)의 환자가 목숨을 끊는 것에 대해 생각했으며, 친지들에게 유언을 남긴 환자는 10명이며, 3명은 가슴근육 이완제를 통해 죽음을 서둘렀다. 그러나 이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특별히 우울해하는 경향을 보이지는 않았다.
이런 연구 결과는 만성적인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 역시 일반적인 건강한 사람들만큼이나 삶에 대한 희망을 갖고 행복해 함을 보여준다. 행복, 이것은 만성질환자를 비롯한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처해진 환경보다는 성격적인 측면에서 기인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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