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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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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식을 개발한 화학자 리비히와 사업가 네슬레 저자 : 이재담(인문사회의학교실)

18세기 후반 유럽의 아기들에게 가장 큰 위협이 되었던 것은 유모라는 직업이었다. 많은 여성들이 유모가 되기 위해 자기가 낳은 아기를 내다버렸던 것이다. 가난한 도시지역에서는 자기 아이를 직접 돌보는 어머니의 비율이 3퍼센트에 불과할 정도였다. 버려진 아기들은 기아(棄兒)보호소에 수용되어 일년 이내에 반 이상이 사망하였다.

  

모유 부족이 아닌 다른 비도덕적인 이유에서 유모를 고용하는 가정도 있었다. 어떤 집은 아기를 아무도 모르게 시골로 데리고 가는 조건으로 유모를 고용했다. 심지어는 아기를 죽이는 방편으로 유모를 이용하기도 했다. 예를들어, 원하지 않은 임신의 결과 출생한 아기들은 ‘의도적으로 부주의한’ 유모에 깔려 질식해 죽었다. 법적으로 별 문제가 되지 않는 살인이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런 식의 죽음을 방지하기 위해 아기가 밤에 유모와 같이 잘 때는 새장처럼 생긴 장치 속에 재우도록 권장하기도 했다.

  

유럽 열강들이 전 세계에 식민지를 개척하던 19세기에 들어서도 이러한 상황은 별로 개선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각국의 지도자들은 강력한 군대를 유지할 수 있는 일정 수준 이상의 인구가 국가경영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 이 시기 프랑스에서는 ‘출생수가 줄고, 많은 아이들이 출생 후 1년 이내에 사망하는 것은 국력과 국가의 장래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것이다’ 라는 주장이 나왔고, 독일에서는 국가 전체로 보면 ‘병약한 아이들은 어렸을 때 미리 도태시키는 것이 좋다’는 비윤리적인 의견도 제기되었다. 그런데 그들이 목표로 하는 부국강병을 이루기 위해서는 아기를 많이 낳아야했다. 그리고 아기들이 모유를 먹을 수 없는 경우에도 건강하게 키워낼 수 있는 효과적인 인공영양식품이 필요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바탕으로 세계 최초의 모유를 대체할 수 있는 현대적 인공영양식품을 개발한 것이 독일의 리비히였다. 식품을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로 구분한 것으로 유명한 이 화학자는 모유와 우유의 성분을 비교, 분석한 후1867년에 맥아유(麥芽乳)라는 유아식을 개발하였는데 사람들은 이를 ‘리비히 식품’이라고 불렀다. 이를 계기로 우유에 설탕과 크림을 첨가하여 모유에 가깝게 조절한 인공영양식품들이 쏟아져 나오게 되었다.

 

                                         

 

같은해, 독일 태생으로 스위스에 살던 약사 겸 발명가 네슬레는 조산한 이웃집 부인이 심하게 아파서 모유를 먹일 수 없게 되었을 때 아기에게 자신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파리네 락테(farine lactee)’라는 이름의 유아식을 먹여 살려냈다고 주장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일하는 여성이 점점 늘어나고 유모를 구하기도 어려워지는 시대의 흐름을 타고, 미국의사회 잡지(JAMA)까지 선전매체로 이용하는 사업수완을 구사하여 큰 성공을 거둔 그는 1874년 거액을 받고 경영권을 넘겼지만, 네슬레 식품회사는 그 후로도 여러 식품 관련 회사를 흡수, 합병하며 성장하여 오늘날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다.

  

새로운 인공영양식품은 여러 가지 사연으로 모유를 먹을 수 없었던 수 많은 아기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 크게 공헌하였다. 그러나 일부 역사가들의 견해를 따르자면, 이 발명이 어머니들에게 있어서 달갑지 않은 약간의 부작용을 초래한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인공영양식품으로 인해 향후 ‘더 많은 어머니들이 일터로 내몰리게’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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