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경제성장과 생활고로부터의 해방은 우리의 건강에 대한 인식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 적절한 영양섭취를 통한 단순히 ‘배를 채우는’ 건강유지의 개념에서, 현재는 최상의 건강을 도모하고, 만성퇴행성 질환의 위험성을 낮추는 건강증진의 개념으로 변화되고 있다. 질환의 치료에 앞서 ‘어떻게 하면 병에 걸리지 않을까’하는 것이 관심사가 된 것이다.
이에 발맞춰 건강보조식품의 수요가 증가되고, 사전에서 찾기 어려운 새로운 개념의 생소한단어들이 간혹 우리의 머리를 복잡하게 한다. 그 중 요즘 유행하는 단어의 하나가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이 아닌가 싶다.

이것은 식물 속에 존재하는 성분들 중에서 건강에 유익한 생리활성을 지닌 미량성분을 말한다. 19세기 중반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세계 곳곳에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중이나 아직까지도 25만 종류 이상의 식물 중에서 단지 1%의 파이토케미컬만이 알려져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 알려져 있는 파이토케미컬을 함유하는 식품들은 적색이나 황색을 띠는 과일, 야채류, 잎이 넓은 채소류, 버섯류, 해조류, 마늘류, 곡물류, 콩류 및 견과류 등이다.
과일이나 야채가 풍부한 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심장병이나 암과 같은 질환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 안에 들어있는 영양소의 차이보다도 각종 파이토케미컬의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 최근 알려졌다. 이것들의 일반적인 작용으로 각종 항균, 항암작용, 항산화작용,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 면역기능의 증강, 노화방지 등의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예를 들어 호두에서 발견되는 엘라그산은 세포내 DNA 손상을 막아준다고 하고, 땅콩, 적포도와 적포도주 등의 레스베라트롤은 심장 동맥 손상을 줄이고, 뇌졸중 등의 위험 현상인 혈액응고를 중지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소플라본은 대두 등의 콩류에 많은 것으로, 에스트로겐의 암 증식 촉진효과를 방해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저하시켜 준다고 하며, 사과, 샐러리, 딸기, 녹차 등의 플라보노이드는 산화로부터의 세포보호, 혈전형성저하, HDL-콜레스테롤의 증가 등의 작용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최근 건강 식품 시장에서 볼 수 있는 각 식품에서 추출한 각종 파이토케미컬들이 효과가 있을까? 이것이 건강에 주는 혜택에 대해서는 아직 분명하게 규명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것의 흡수는 식품에 존재하는 다른 파이토케미컬이나 영양소에 의존하며, 대부분 여러 가지를 동시에 소비하여 함께 작용할 때 인체에 바람직한 효과를 준다고 한다. 따라서 건강식품이나 약물의 형태가 아닌 자연 그대로의 ‘식품’의 형태로 섭취하였을 때 가장 유익하다는 것이다.
권하건대 매일 세 끼니 식사마다 잡곡밥과 고기, 생선 뿐만이 아니라 야채 1~2가지와 하루 1~2개 정도의 과일을 먹는 식습관을 가지면, 우리를 위협하는 암, 성인병의 위험에서 한발 물러설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