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제목 : 정몽준 이사장, 독일 정부로부터 대십자 공로 훈장 수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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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3.06.04 | ||
경제협력과 독일축구발전 기여 공로로
오늘 이 기쁜 자리에서 저는 한국과 독일의 관계에 대해 잠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독일은 현재 유럽 뿐 아니라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의 국회 안에도 독일의 경제를 배우려는 모임이 여러 개 있습니다. 이러한 때에 독일에서 대십자 공로훈장을 받게 되어 더욱 기쁘게 생각합니다. 독일은 이번에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 리그에서 독일팀끼리 결승전을 벌일 정도로 경제 뿐 아니라 축구도 잘 하고 있습니다. 베켄바우어 명예회장님, 바이에른 뮌헨 팀의 우승과 “트레블” (한 시즌 3개의 주요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 달성을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오늘 훈장을 받으면서 생각해보니 저와 독일과의 인연은 꽤 깊습니다. 삼촌은 제가 초등학교 다닐 때, 함부르크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과정에 다니셨습니다. 동아일보의 특파원 역할도 동시에 하셨는데 베를린 장벽이 세워진 1961년 동독에 잠입해 긴박한 상황을 보도하셨습니다. 에르하르트 서독 부총리, 브란트 서베를린시장과 인터뷰도 하셨습니다. 삼촌과 숙모님은 독일에서 만나서 결혼하셨습니다. 숙모님은 당시 뮌헨 음악대학에서 첼로를 공부하고 계셨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하고 계십니다. 삼촌은 불행히도 독일에서 돌아가셨습니다. 학위 논문을 거의 완성 직전이었습니다. 삼촌의 논문은 스승 프리츠 포이크트 박사의 도움으로 완성되었고, 1982년 서울에서 논문출판기념회를 가졌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 삼촌도 함께 계시는 것 같습니다. 삼촌이 받으셔야 할 훈장을 제가 받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1981년에는 88서울올림픽 유치를 위해서 유치위원장이셨던 아버님을 따라 IOC총회가 열렸던 바덴바덴을 방문했습니다. 아버님은 “네가 독일어도 잘 하니 함께 가자”고 해서 갔습니다만 사실 10여년 동안 독일어를 사용하지 않아서 많이 잊어버린 상태였습니다. Ich habe alles vergessen (모두 잊어버렸습니다). Es tut mir leid. (죄송합니다). 감사하게도 서울이 1988년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었습니다. 한국은 88 서울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더욱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제 생각에 88서울 올림픽은 세계 역사에 있어서도 하나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동서냉전이 최고조에 달했던 당시 북한은 한국이 미국의 앞잡이이며, 한국 전쟁으로 폐허가 되어 거지가 득실 거린다고 선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88서울올림픽 기간 동안 동구권 참가자들이 목격한 모습은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한국의 모습이었습니다. 한강을 따라 펼쳐진 아름다운 도시, 현대적인 시설이 잘 갖춰진 서울의 모습이 TV로 전세계에 중계되었습니다. 88서울올림픽 이후 89년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90년에 독일이 통일되고 91년에 소련이 해체되고 동구가 붕괴하는 역사적 사건들이 일어났습니다. 물론 이런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나는 데에는 여러 계기가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서울 올림픽이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88서울올림픽 이후 이렇게 세상이 크게 바뀌었는데 그 진원지가 바로 1981년 독일의 바덴바덴이었습니다. 독일통일 전에 브란트 총리가 어느 인터뷰에서 독일보다 한국이 먼저 통일될 것이라고 말했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습니다. 독일 입장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이고, 한국의 입장에서는 불행한 일이지만, 브란트 총리의 예측은 빗나갔습니다. 독일 친구 여러분들이 한국이 통일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한국과 독일은 경제에서 스포츠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 많습니다. 서로 도와서 양국이 함께 발전해나가기를 바랍니다. 저도 미력이나마 열심히 돕겠습니다. 양국의 발전과 협력을 기원하는 마음에서 제가 건배를 하겠습니다. Prost! (건배)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