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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의료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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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우환자 초청진료] 5번의 기적
일자 : 2017.08.22 장소 : 서울아산병원, 인도네시아 메단
대상 : 인도네시아 환자, 현지 주민

아이의 울음소리는 힘이 없었다. 젖병을 물려주었다. 젖병을 빨던 아이는 숨이 찬지 한참을 쉬다가 다시 빨았다. 이제 겨우 생후 5개월이 된 아이. 아이는 심실중격결손을 진단받고, 수술대에 올랐다.


아드리안 이야기

매일 아침 곽명근 씨(46세)는 135병동으로 출근한다. 지난 8월 21일 한국에 도착한 아드리안의 병간호를 위해서다. 곽명근 씨는 인도네시아에서 활동 중인 선교사다. 곽명근 씨가 아드리안을 만난 건 지난 3월. 세상에 나오자마자 고아원 앞에 버려진 것을 고아원 원장이 발견해 그에게 연락했다. 아이는 쌕쌕거리며 숨을 마시고 내뱉었다. 첫눈에도 심장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3달 뒤 서울아산병원 의료봉사단이 방문했다. 그는 아드리안을 진료소로 데리고 갔다. 김영휘 교수(소아심장과)는 주저 없이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을 위해선 아드리안을 한국으로 데려가야 했다. 여권이 필요했다. 하지만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고아원 원장이 아이를 입양하기로 했다. 입양절차도 여권을 받는 일도 한 번에 해결되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한국에 도착했다. 초음파 검사 결과 심실 사이에 7mm 구멍이 2개, 심방 사이에 2mm 구멍이 1개 뚫려있었다. 22일 심장에 난 구멍을 막는 수술을 했다. 성공적이었다. 곽명근 씨는 수원에서 병원까지 매일 왕복 4시간을 운전해 아드리안을 만나러 온다. 잠이 든 아드리안의 모습을 지켜보는 곽명근 씨의 얼굴엔 아빠 미소가 번진다. “수술을 받지 못했다면 올해를 넘기지 못했을 거예요.” 월급도 사례도 없는 일이지만, 그는 기쁜 마음으로 이 일을 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과 만나 새로운 삶을 시작한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려요. 이 일은 그 어떤 일보다 귀하고 소중한 일입니다. 아드리안이 한국에서 수술을 받았다는 소문이 나면 아이의 엄마가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요.”


나라도 버린 땅을 찾아온 사람들

곽명근 씨가 서울아산병원과 인연을 맺은 지는 올해로 7년째. 7년 전부터 인도네시아 의료봉사를 준비하는 우리 병원 의료진을 대상으로 현지 사정을 알리는 일을 했다. 지역사회개발학을 전공한 그는 2011년 인도네시아로 갔다. 인도네시아 내에서도 소외 지역이었던 메단에 자리를 잡았다. 메단 주민 대부분이 쓰레기 수거로 온 가족이 먹고 산다. 그나마 사정이 나은 주민은 농사를 짓거나 집 안에서 닭이나 돼지 등을 사육해 생계를 유지한다. 마을은 상하수도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악취와 오염이 심하다. 주민들의 위생관념도 부족해 대부분 결핵과 피부병을 앓고 있다. 화산 분출에 따른 화산재 피해도 심각하다. 메단과 그 주변 지역에서는 화산 폭발과 지진, 쓰나미 등이 매년 발생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매달 화산이 폭발했다. 아침이면 화산재가 마을 전체에 날린다. 가려움을 참지 못해 긁어대는 바람에 상처가 덧나는 경우도 흔하다. 사람들의 몸에는 혹이 많다. 희망보단 절망에 익숙한 사람들. 잦은 자연재해로 인도네시아 정부에서도 외면하는 지역이다. 이 마을에 변화가 찾아온 건 2013년 서울아산병원 의료봉사단이 찾아오면서부터였다. 곽명근 씨는 가난과 질병으로 고통받는 주민들을 보며 그곳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의료혜택이 절실하다는 것을 알았다. 서울아산병원 의료봉사단에 도움을 요청했다. 의료봉사단은 흔쾌히 와주었다. 의료봉사단은 주민들의 몸에 붙은 혹을 제거하고, 화상을 치료하는 등 정성껏 마을 사람들에게 다가갔다. 사람들은 난생처음 받은 진료와 수술, 친절에 감사했다. “진료 마지막 날이었어요. 준비해 온 약도 다 떨어지고 진료 마감시간도 다가오는데 한 여성이 진료소에 찾아왔어요. 발에는 고름이 꽉 차 있었죠. 의료진은 저녁 10시까지 환자의 발을 수술하고, 근처 병원과 약국을 직접 돌아다니며 약을 구해줬어요. 매번 진료시간이 늘어나고 예정에 없던 수술을 해야 할 때도 있지만, 강행군 속에서도 찾아온 환자는 마지막 환자까지 모두 진료하고 돌려보내요. 정말 감동적이에요.” 곽명근 씨는 서울아산병원 의료봉사단의 지난 5년간 활동을 이렇게 회상했다.


트럭 운전사, 자야

“주민 대부분이 코리아는 몰라도 서울아산병원은 알고 있어요.” 곽명근 씨는 매년 서울아산병원 의료봉사단의 진료와 수술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된 환자들을 만난다고 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는 자야라는 젊은 농부였다. 자야는 몇 년 전 큰 교통사고를 당해 ‘골수염’ 진단을 받았다. 가난했던 그는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 양팔을 잘라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다. 그의 소원은 둘째 아들을 안아보는 것과 트럭을 운전하는 것이었다. 의료진은 결국 그를 한국으로 데리고 가 수술하기로 했다. 3차에 걸친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회복이 잘 되어 팔을 절단하지 않았다. 그는 인도네시아로 돌아갔다. 1년이 흘렀다. 서울아산병원 의료봉사단이 준 약을 전해주기 위해 자야를 다시 찾아갔을 때 곽명근 씨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했다. “트럭에서 그 친구가 내리더군요. 직접 운전을 하고 왔더라고요. 운전석에서 내린 자야의 모습을 보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 말았습니다. 두 팔에 아들을 안고 있었거든요.”


마을에 찾아온 작은 변화

지난 6월 10일부터 일주일간 68명의 서울아산병원 의료봉사단이 5번째로 이곳을 찾았다. 이번 의료봉사에선 1,300여 명의 환자가 진료와 수술을 받았고, 아드리안을 포함해 6명의 환자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 받을 예정이다. 치료를 받고 돌아간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저는 가난한 사람입니다. 고맙다는 말 밖에는 당신께 드릴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살아가는 것이 전부인 사람들. 메단의 작은 마을에도 변화가 찾아왔다. 곽명근 씨가 웃으며 희망을 말하는 이유다. 
“함께한 분들에게 ‘당신은 정말 귀하고 소중한 사람’이라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당신은 한 마을에 기적을 만들어 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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