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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가까이 그 자리에 내과 황승하 교수

언제나, 가까이 그 자리에 - 황승하 진료전담교수

 

“교수님, 제가 급한 볼일로 회진 시간을 놓쳤습니다. 갑자기 뵙자고 해서 죄송합니다.” “아닙니다. 언제라도
궁금한 게 있으시면 물어보세요.” 134병동은 통합내과 병동이다. 이곳에는 입원이 필요하지만 특별한 분과에
가지 않아도 되는 환자들이 온다. 대부분 고령이고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가 많아 직접적인 입원 사유뿐 아니라
환자의 상태를 통합적으로 관리해 준다. 황승하 진료전담교수는 134병동 환자들에게 담임 선생님 같은 의사다.
환자들은 학생처럼 궁금한 점이 생기면 그를 찾아가 스스럼없이 질문하고 그는 환자가 이해할 수 있게끔 자세히
설명해 주려고 노력한다.
 

낯선 길, 하지만 가야만 하는 길

2016년 레지던트 4년차 때였다. 입원전담전문의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았다. 2017년부터 종양내과 병동에서 시행하게 될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을 위해서였다.

병원 내에선 내과 출신인 황승하 진료전담교수를 비롯한 세 명의 지원자가 손을 들었다. 입원전담전문의란 말 그대로 병동 내 환자의
진료 전반을 담당하는 전문의였다. 병동 내에는 전공의가 없어 업무는 과중하지만 환자의 처방 전반을 담당하기 때문에 책임은
막중했다. 무엇보다 시범사업이었다. 1년 뒤 없던 일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도 있었다

입원전담전문의에 대한 인식이 없을 때라 업무 협조를 부탁하려면 자기소개부터 시작해야만 했다. 하지만 환자의 입장에선 의사가
병동에 언제나 상주하고 있다는 사실이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의사 입장에서도 환자의 상태를 자세히 볼 수 있고,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해 적절한 시간에 처치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안전사고 발생 비율도 크게 줄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착될 거란 확신이 들었다.

익숙한 구조와 과정을 변경하며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았다.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정착된다면 그 기준은
서울아산병원이 될 것이라는 책임감도 느껴야만 했다. 황승하 진료전담교수와 동료들은 차근차근 체계를 구축해 나갔다. 그는기존의
환자 안전 지표를 검토하고 환자가 어떤 경로로 들어오는지 환자의 눈높이에서 업무 프로세스를 개발하는 데 참여했다. 힘들었지만
그만큼 보람도 컸다. 그의 믿음처럼 2년 뒤인 2019년 134병동에 통합내과가 신설되었다.
 

나를 통해 비전을 보았으면

황승하 진료전담교수

우리 병원의 입원전담전문의 제도가 어떤 병원보다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전 병동의 진료를 담당했던 교수들의 믿음과 지지였다.

“이 제도가 정착하기까지 종양내과 류백렬 교수님, 류마티스내과 유빈 교수님,
혈액내과 이제환 교수님의 도움이 컸습니다. 특히 류백렬 교수님과는 체계를
갖추기까지 많은 상의를 했습니다. 2017년 2월까지 전공의였던 제게
입원전담전문의로 일을 시작한 첫날 많은 동료 앞에서 ‘황 교수’라고 불러주신
일을 잊지 못합니다. 병원 밖에선 여전히 논란이 많았고, 개인적으로 겁도 났을
때였는데 교수님들의 배려 덕분에 기존과는 다른 독립된 진료가 빠르게
가능해졌습니다.”


요즘 그는 자신을 통해 입원전담전문의의 꿈을 키우는 동료와 후배의 관심을
느낀다. 실제 업무를 하며 병원 내 위치는 어떤지 급여나 휴가, 일의 만족도 등
구체적인 질문도 자주 받는다. 관심의 이면엔 기대와 불안감이 함께 존재하는 것을
알고 있다. 그 또한 얼마 전까지 같은 생각을 했으니까. 그는 다른 병원의
입원전담전문의들과 함께 ‘내과학회 입원의학연구회’를 만들어 이 제도의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결국 의사로서 가장 보람 있는 일은 환자를 보는 일 아닐까요? 물론 아직 가야 할 길이 멉니다. 앞으로 우리의 모습 그리고 저의
모습을 보고 더 많은 후배가 관심을 갖고 지원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지금 제가 가장 먼저 풀어나갈 숙제인 것 같습니다.”

 

해보지 않았다면 모를 일

황승하 진료전담교수는 공학자의 길을 걸을 뻔했다. 1994년 서울대 공대에 입학해 박사과정까지 마쳤다. 늦은 나이에 다시 의사에
도전한 이유는 처음엔 안정된 삶을 위해서였다. 사실 의사 면허증만 따면 병원을 개원해 편안하게 살 계획이었다.
그런데 막상 공부해 보니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의학은 재미있었다. 새로운 지식을 배우고 익히느라 정신이 없었다.
평소 사교적인 사람이 아니라 못할 것 같았던 환자 상담도 일단 해보니 적성에 맞았다. 오히려 그의 관심은 연구보다 임상에 가까웠다.
생물공학을 전공했던 경험은 암 환자 상담에 유용하게 쓰였다. 약에 대한 효능이나 부작용을 설명할 때 전문지식을 동원해 환자가
알기 쉽게, 듣기 쉽게 설명하려고노력하기 때문에 그의 회진 시간은 조금 긴 편이다.


며칠 전 간암이 오래되고 깊어 수술, 항암, 고주파, 색전술 등 어떤 치료도 해 줄 수 없는 환자가 입실했다.
환자와 보호자는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못한다는 상황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일단 자주 병실을 찾아가
힘든 점은 없는지 물어보며 환자의 현재 상황과 치료가 어려운 이유를 설명했다.
퇴원하던 날 환자는 진심으로 고마워하며 병동을 나섰다. 입원전담전문의를 할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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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승하

의사
진료과 종양내과,내과
전문분야 입원의학, 일반내과, 진료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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