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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심장, 환자의 삶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

환자의 심장, 환자의 삶 -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

 

어린 시절부터 그의 놀이터는 아버지의 약국이었다. 약 설명서를 재미 삼아 읽고 약국을 찾은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여러 약제에 자연스럽게 노출되었다. 덕분에 의대에 진학하고 주로 약물로 치료하는 내과를
선택하기까지 망설임은 없었다.


나를 키운 중환자실

레지던트 2년 차 중환자실에서 일할 때였다.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며 상태가 악화되는 환자를 맞닥뜨렸다. 차분하고 빠르게 대처해
환자의 상태가 호전된 순간, 의사로서 처음 희열을 느꼈다. 그 후로 중환자실 턴인 동료들 대신 자처해서 중환자실을 지켰다. 담당
환자의 상태가 나쁘면 퇴근을 미루기도 했다. 스스로 ‘나는 왜 중환자실 진료가 재밌을까?’ 의아할 정도였다.

일 년의 반 이상을 중환자실에서 보내고 나니 어떤 환자가 와도 치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한편으론 사람의 운명이 따로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99% 회복이 어려워 보였던 환자가 삶을 이어가고, 99% 회복을 예상했지만 갑자기 심장이 멎기도
했다. 의사로서 최선을 다했다면 생사에 동요하지 않기 시작했다.

그런 그에게도 마음에 걸리는 환자들이 있다. 자신과 비슷한 연배의 사람들이다. ‘이 사람이 잘못되면 그 가정은 어떻게 되지?’라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다. 2014년 추석, 판막 질환으로 응급실에 온 40대 중반의 환자가 있었다. 갑자기 심정지가 와서 꼬박 한 시간
동안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의식을 되찾을 가능성은 희미했다. 하지만 환자를 포기하는 건 환자 가정의 행복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다행히 환자는 기적처럼 의식을 되찾았고 김 교수는 연휴를 반납한 채 환자를 돌봤다.

“중환자실에 입원해 에크모 시술을 진행하고 판막 수술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두세 달 동안 매 순간이 감동이 었습니다. 회복 과정을
일일이 확인하는데 전공의도 울면서 전화하더군요. 우리가 이 자리를 뜨겁게 지켜야 할 이유를 느끼게 해준 환자였죠.”


끝까지 같이 간다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

심장초음파 파트를 담당하는 그는 정확한 진단을 내려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
여부를 빠르게 결정지어야 한다. 간혹 수술이 필요한데도 이를 거부하는 환자들이
있다. 그때마다 김 교수는 적당히 타협하지 않는다.

“저는 야단을 치든 설득을 하든 끈질기게 의사로서 옳다고 믿는 치료를 받게 해요.
솔직히 그 과정이 굉장히 피곤하고 힘듭니다. 환자들의 불평불만도 따라 오죠.
하지만 제게 주어진 중요한 사명인걸요.”


그가 이야기한 사명감은 환자 가족이 홈페이지에 쓴 글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심내막염으로 장례식장까지 알아보던 환자 가족의 사연이었다. 심내막염이란
심장 안에 균이 생겨 피를 짜낼 때마다 균이 온몸으로 퍼지는 병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증상은 다양하고 치명적이어서 치사율이 무려 20~30%에 달했다.
김 교수는 환자를 끝까지 놓지 않았다. 환자의 아들은 ‘가족조차 포기했을 때
김대희 교수님께서 아버지에게 최선을 다해 치료해 주신 것 정말 감사드립니다.
교수님께 존경을 보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저도 그 글을 보고 새삼 놀랐어요. 제가 더 고맙더라고요. 그 내용이 홈페이지에 오른 뒤부턴 심각한 상태의 환자들이 많이
찾아왔습니다. 딱 봐도 다른 병원에서 이미 포기한 환자들이었죠. 물론 환자 상태에 연연하지 않고 똑같이 치료하고 있습니다.”

 

심장이 뛰는 대로

2014년, 김대희 교수는 미국심장학회 젊은 연구자상 최종 5인에 이름을 올렸다. 대동맥 근위부가 늘어난 환자에게 대동맥판막
폐쇄부전이 일어나는 원인을 규명하는 연구였다. 그는 판막 질환의 메커니즘을 차근차근 밝혀가는 중이다.

“심장은 뛰는 상태에서 얻어야 할 정보가 많습니다. 기능이 중요하니까요. 죽은 심장으로는 얻을 수 있는 게 얼마 없죠. 연구 가능한
방법은 영상을 통해 이미지화하는 방법뿐이에요. 그래서 심장초음파 검사가 가치있는 거고요. 저는 판막증 환자들의 초음파 영상을
분석하며 많은 힌트를 얻습니다. 저도 환자를 치료하며 얻는 게 많은 거죠.”


현재 동물실험 단계 중인 약물을 임상연구까지 확대하는 게 그의 최종 목표다.

“선배 교수들이 우리 병원의 심장초음파 파트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키우는 걸 쭉 봐왔습니다. 제가 과연 그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지
긍정적인 스트레스를 받곤 합니다. 아마 앞으로도 제 연구에 큰 자극제가 될 것 같습니다.”


인터뷰가 몇 번 연기될 만큼 그는 바빴다. 원래 급한 성격이 심장내과에서 일하면서 더 급해졌다며 인터뷰
답변을 신속하게 이어가던 김대희 교수. 하지만 환자들을 설득하고 생사 문제를 다루는 데에는 시간을 아끼지
않는 듯했다. 그는 환자의 심장을 들여다보며 환자의 삶 안으로 기꺼이 뛰어드는 의사였다.

김대희님의 목록 이미지입니다.

김대희

의사
진료과 심장내과,폐고혈압·정맥혈전센터,심장병원,대동맥질환센터,심방세동센터,심장영상센터,판막질환센터
전문분야 심장판막질환,심장초음파,심장내과질환,대동맥질환, 호흡곤란, 판막클리닉,폐고혈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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