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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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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보호자, 엄마의 간호사 저자 : 수술간호팀 문수진

엄마의 보호자, 엄마의 간호사

 

2015년 12월, 엄마가 갑자기 쓰러져 춘천의 한 병원 응급실에 계신다는 연락을 받았다. 엄마는 직장암을 진단받았고 난 내가 근무하는 병원에서 치료받기를 바랐다. 가족들도 동의해 엄마를 전원시키고 치료를 이어갔다. 3월 말에는 내 결혼식이 있었다. 담당 교수님은 결혼식 전까지 어떻게든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회진 때마다 엄마와 나를 안심시켰다. 그리고 병동 수간호사 선생님은 엄마의 질문에 늘 상세히 답해주었다. 차후 치료 과정에 대해 궁금한 건 언제든 물어봐도 좋다고 했다. 내게 결혼 준비는 잘 되어가는지, 엄마 옆에서 힘든 점은 없는지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었다. 
3월 초에 수술을 받은 엄마는 극심한 통증으로 많이 힘들어 했다. 병실 라운딩을 돌던 APS(급성통증관리) 선생님은 엄마의 통증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지 외과 담당의와 논의했고 장 운동에 영향을 덜 주면서도 효과적인 진통제를 처방 받을 수 있었다. 통증이 지속될 경우 통증 클리닉에 연결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통증이 조절된 후 엄마는 몸 상태가 많이 좋아지면서 병동 간호사들을 입이 닳도록 칭찬했다. “담당 간호사가 어찌나 친절하고 예쁜지, 내가 아들이라도 있으면 며느리 삼고 싶다니까.”

거동이 보다 수월해진 엄마가 장루교육을 받으려고 서관에서 동관의 강당으로 혼자 걸어갈 때였다. 동관 6층을 걷는데 점점 손이 아파왔다. 주입하던 수액이 새고 있었다. 손등이 이미 많이 부은 상태였다. 병동에서 한참 떨어진 곳이라 이도 저도 못하던 엄마를 지나가던 한 분이 발견했고 병동으로 함께 가서 담당 간호사에게 엄마를 무사히 인계했다. 나중에 담당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그 분은 다른 병동 간호사였다. 이렇게 여러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엄마는 빠르게 회복했고 건강한 모습으로 내 결혼식에도 참석할 수 있었다.

한 달 뒤 외래에서 전이 소견이 있어 엄마는 항암과 방사선 치료를 시작했다. 엄마는 이번에도 담당 간호사와 금방 친해져 내가 퇴근하고 오면 늘 간호사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담당 간호사는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드는 능력을 갖춘 분이었다. 엄마와의 대화 내용은 주로 소소한 일상이나 치료에 대한 설명 등이었다. 수간호사 선생님은 엄마와 옆 환자에게 각각 건네는 말이 한 번도 같은 적이 없었다. 같은 간호사로서 나는 환자들에게 늘 같은 말을 반복했고 바쁠 땐 환자들의 질문에 “잠시만요”라며 뒤로 미루기 일쑤였다. 동료 선생님들이 환자를 대하는 태도는 내 행동을 스스로 돌아보게 했다.

수술간호팀에서 일하고 있는 나는 수술장과 회복실에서 환자와 만나는 것은 제법 익숙하다. 하지만 응급실이나 외래, 병동에서 환자의 보호자로서 간호사를 바라보는 건 아주 낯선 경험이었다. 간호에 지친 가족들이나 치료를 받느라 힘든 엄마를 웃게 해준 건 늘 귀를 기울이고 공감하며 따뜻한 위로를 건네준 간호사들이었다. 어둡고 막막했던 순간 내가 당황하지 않도록 손잡아준 동료 간호사들, 그리고 여전히 치료 일선에서 밤낮으로 일하는 모든 의료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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